프로젝트/디깅 - 종합음악플랫폼

[디깅 뮤직 22편] 사이트 오픈

하러어어러 2025. 6. 19. 02:44

6월 10일.

그냥 평소처럼 버그를 하나씩 잡고 있었는데, 어느 순간 더 이상 고칠 게 없다는 걸 눈치챘다. 어? 없네? 싶었고, 그대로 컴퓨터를 닫고 잠들었다. 별 생각이 없었다.

 

다음 날, 6월 11일.

아침에 일어나니까 기분이 좀 이상했다. 뭔가 해야 할 일이 비어 있는 느낌. 그래서 충동적으로, 그동안 미뤄뒀던 서포터즈분들이 만들어주신 컨텐츠를 마저 점검하고, 일부 리뷰를 고치고, 힙합엘이에 사이트를 슬쩍 공유했다. 1년 6개월 정도를 잡고 있던 프로젝트의 첫 공개 순간이었다. 사실 너무 충동적으로 공유해서 별 생각이 안 들었지만, 올리고 나니까 되게 신경이 쓰였다.

 

 

반응은 좋았다.

UI가 예쁘다는 얘기도 있었고, 사이트 자체가 유용하다는 말도 들었다. 고맙다는 말까지 받았고,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는 좋아요도 꽤 많이 달렸다.

솔직히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. 사람들이 항상 필요하다고 말해오던 기능들을 모아서 만든 사이트였으니까.

중요한 건 결국 실제 사람들의 참여율이다.
사람들은 원래 뭔가 필요하다고는 잘 말한다. 하지만 그게 진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. 회원가입의 장벽, 검색해서 나오지도 않는 사이트의 링크를 저장해뒀다가 들어와야 하는 불편함. 그래서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.

 

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

 

그래도 첫날 20명 정도가 들어왔다.

 

 

그 뒤로는 개발의 연속이었다. 사용자 수가 늘면서 예상 못 한 버그들이 쏟아졌고, 메시지 기능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고, UI도 아직 다듬어야 할 게 많았다. 매일매일 고칠 게 생기고, 그걸 처리했다. 사용자가 진짜로 있으니 ‘빨리 고쳐야 한다’는 압박도 커졌다.

 

중간에 메일 인증 기능이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. 원인은 단순했다. 기본 설정에서 하루 메일 전송 횟수 제한에 걸린 것이었다. 그 몇 시간 동안 신규 가입이 막혀 있었고, 그 사이에 떠나버린 사람도 있었다. SendGrid 같은 외부 서비스를 써서 고치려 했지만 세팅이 너무 오래 걸렸다. 결국 이메일 인증 절차를 일시적으로 없애고, 기능 자체를 수정했다. 지금은 인증 절차도 다시 복구된 상태다.

 

내 실수로 리뷰가 날라가버리기도 하고, 다른 사람 리뷰 내용이 바뀌기도 했다.

 

 

그래도 반응은 꽤 괜찮았다. 몇몇 사람들은 진심으로 사이트를 재미있게 봐줬고, 리뷰나 가사 해석도 꽤 달렸다. 메일로 협업하고 싶다는 제안도 왔고, 응원도 왔다.

 

둘째날도 20명 정도 들어오고, 커뮤니티에서 몇번 더 언급되기도 했다.

 

진짜 들뜬 마음도 있었고, 매일 피드백 하나하나에 과하게 반응하게 된다.

협업 문의도 오고, 잡을 버그도 많았다.

 

나흘 째부터 반응이 확 식었다.

좀 슬프고 힘이 빠졌다.

 

좀 쉬고 정신을 잡았다.

1) 컨텐츠를 채워야 한다.

2) 커뮤니티 탭을 개선해야 한다.

3) 위키 기능을 개선해서 서버 최적화를 시켜야 한다. (자동화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, 너무 데이터가 확 많아지면 서버비가 너무 많이 나올까봐..)